2023년 2월 18일 토요일

맛있게 먹고 체하기 Lv.2

곧잘 체했던 것 같지만, 급체는 아직 해 본적이 없었던 것 같다.
어쩌면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 어린 시절에 해본 적 있을 지도 모르겠다.



어느날 알게된 '수플레 팬케이크'라는 먹을 것에 이상할 정도로 선망이 있었다.
마치 햄버거나 피자를 부자들만 먹는 것인줄 알았던 어렸을 때처럼, 저 디저트도 제법 귀티가 났다고 해야할까...

진짜 수플레는 어떨까?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지만 원형을 알아서 뭘 하게.

아무튼 이 이름도 귀티나는 디저트가 갑자기 너무나도 먹어보고 싶었다.
구름 아니면 스펀지같은 식감일지, 경화제가 좀 든 푸딩같은 식감일지. 맛은 궁금하지 않았지만 식감이 무척 궁금했었다.
맛에 대한 기대가 없었던 건 겉모습이 공장제 호떡의 확대판같아서 + 곁들여먹는 시럽이나 크림/과일 맛이겠거니 했던 탓이다.

그렇게 몇 번 검색하다가 발견했고(비교적 쉽고 빠른 검색이었다), 일찍 퇴근해 가보기로 했다.
웨이팅이 있으면 그냥 돌아가기로하고...(이렇게되면 먹을 날이 요원해짐)

운이 좋았던지, 아직 퇴근 시간 전이라서(?) 그런지 알 수 없으나 웨이팅은 없었다.
이 가게는 백화점 안에 있었기에 붐비는 때에는 절대 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은 들었다.

 

왜 항상 처음 가는 곳임에도 크림같은 게 든 걸 고르는가... 제발 아메리카노 고르자...

커피 맛은 이제 기억도 안나는데 첫 수플레 감상은

역시 밀가루를 안 먹고 살 수 없음

이었다. 아니? 어떻게 이런 폭닥폭신함이... 음식에서? 그런 식감이었다.
푸딩하고는 장르가 다르니 비교하면 안 되겠다.

이 신비의 식감에 취해 급하게 먹었던 모양인지, 배가 차서 그랬던지 집에 돌아가 몇 시간 안 돼 일부를 게워냈다.
술 갑자기 많이 넣고 토한 이레 다시는 토하기 싫어서 참아보려고 했지만 역부족...
첫 수플레 팬케이크였는데 씁쓸한 기억이 되어 지금이라도 글을 남기기로 했다.

그날 친구한테 너무 자랑해서 벌받은 거 아닌지?ㅋㅋㅋ... (와들와들)


밀이 없었으면 인류는 뭘 먹고 있을까?... 이렇게 여러 방면에서 활약하는 이 곡식이... 없었더라면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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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댓글주신다구요옹감사함니당