2022년 9월 10일 토요일

앞부분만 쓰다 맙니다.

크나큰 마음을 먹고 산 주택 이야기도
밀리면서도 꾸준히 쓰던 영화 본 이야기도
제법 신나게 만들던 자막도
더 거슬러 올라가 사 모은 CD들 감상 이야기까지

하다 만 것들 투성이다.



용두사미...같은 거창한(?) 건 아니지만.

올해는 또 작년만큼 여러 일이 벌어졌다.
돈도 작년보다 더 썼을테다.
취미에 쓰는 것보다 세금이나 고정지출이 늘었음은 굳이 계산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.

이제 이렇다할 취미가 없어져버렸기 때문에.


상담은 거의 20회가 되어가는 것 같다.
슬슬 그만 두려는데 이것도 왠지 쉽지가 않다.
답을 발견하긴 했지만 그걸 내 걸로 만들지도 못하고 회피만 하고 있는 것이 짜증난다.
나이만 먹었지 아직 생각하는 건 10년 전하고 다르지가 않다.

달라진 건 주변 환경이고 나는 전혀 변화가 없는 듯하다.
'전혀'라고 하면 뻥이다.

상담에서 내 장점 다섯개를 어거지로 뽑아내고는
추가로 다섯개를 더 찾아보라고 했는데,
다섯개도 힘들었는데 거기서 다섯개 더?!라는 생각 뿐이다.


그래서 글로 남겨두려고 새벽 4시에 쓰다 딴짓을 했다.
실은 별 시덥잖은 글이나 싸갈기고 있던 참이었지만.

사소한 것도 상관없다해서 되는대로.. 생각나는대로 얘기했는데
지금 다시 써보려니 두어가지만 생각난다.

1.어지간한 건 참는다
2.잘 웃는다
3.

다섯 개 어떻게 끄집어낸 걸까?

 

 

가끔 미친듯이 글을 쓴다고 언젠가 적었던가.

글도 기억처럼 지워버리면 쉽게 휘발하고 흔적만 남는다.

그래서 사람들은 책-에세이-을 내는 걸까?

어찌됐건 자신의 창작물을 자신있게... 좀 더 좋은 단어를 고르고 싶은데. 당당하게... ?
아니면 그저 보아주었으면, 또는 인간찬가... 깨달음을 주는...
....
그렇다. 글 잘 쓰는 사람이 부럽다는 소리다. 이렇게 무식 뽐내지말고 한 줄이라도 읽으면 되는데.



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? 어디로 가고 싶은가?

뒤늦게 주체적으로 살고 싶다, 그렇게 '생각'하니 어렵기 그지 없다.

마음먹은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좋을 때도, 나쁠 때도 있음을 안다.

세상 진리 모두 머리로는 이해한다 생각하지만.

이게 아닌데.

문득 그런 걱정을 했다. (걱정...?)
사고든 자연사든 죽어 장례를 치룬다고 할 때, 나는 그걸 해 줄 사람이 있을까하는 생각.

납골당도 수목장도 썩 내키지 않는다.
머나먼 바다에 뿌려 자유롭고 싶다고 생각한다.
그러면서도 그런 번거로운 걸 누가 해줄까도 생각한다.

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는 생각해봐야 현재를 사는 나에겐 알 재간이 없음도 아는데.

온통 미래에 대한 두루뭉술하고도 다소 허황된 걱정들이다.
'어찌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두려움' 그리고 위험을 회피하고 싶은 마음.

 

 

아래층은 여전히 잊을만하면 두다다다 뛰어다닌다.
이제는 모르겠다. '어지간하면 참고 넘어간다'.

귀찮음 속에는 회피가 있을 것이다.


상담 선생님이 언젠가....
평소에도 자신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생각하는 건 자신과 같은 전문적으로 배운 사람들이나 하는 거지
일반적으로 그렇게까지 생각하지 않는다고.

그러게나 말이예요
트위터에 짹짹대기도 민망한 이런 줄글...
'생각이 없진 않다'네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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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댓글주신다구요옹감사함니당